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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잠보 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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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20회 작성일작성일 25-06-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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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온다니 지붕에 올라가 빗물받이 낙엽들 털어내고, 큰비가 내릴 때마다 바닥이 질겅질겅한 포도밭 고랑을 삽으로 단도리. 몸을 부렸으니 노곤하여 술술 잠이 잘 올 텐데, 요새 밤마다 ‘꿈 동무, 잠 손님’이 쉽게 오지를 않는다. 생각만 많고 말이야. 희극배우 W C 필즈가 말하길 “최선의 불면증 치료는 오로지 잠을 많이 자는 것뿐이다”. 정확한 정답이다만, 혈압을 확 솟구치게 만드는 말이기도 해. 야식을 즐기진 않는데, 배가 부르면 포만감에 잠이 올지도 모른다고 누가 그래서 라면을 끓여 보기도 했다. 속만 부글부글하고 아침에 얼굴은 호빵맨처럼 부어있덩만.
‘신라 면세점’ 말고 ‘신라면 세 점’ 고작 그거 탐했다고 죗값이 너무도 크고 무겁더라.
잠을 많이 자면 ‘잠보’라고 놀린다. 베개에 머리만 댔다 하면 코부터 골기 시작하는 인간들을 보면 참 대단해 보인다. 꿈속 세상에서 잘 지내는 잠보가 되고 싶어.
아프리카 케냐의 스와힐리어권에선 잠보가 한글과는 전혀 다른 뜻이다. ‘잠보 잠보 브와나’라고, ‘안녕하세요’라는 환영의 인사말이다. 꿈이 죽음 저편의 저승이 아니고, 그도 누군가 다정히 인사를 내밀며 반겨준다면 꿈조차 다디달겠지.
잠결에 어렴풋 만난 가족들, 헤어진 가족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 즉석 호두과자를 나눠 먹었던 여행길. 온 가족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도착하던 고향 집. 꿈속에서나마 만나고 싶지만 불면이 방해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사람에게 불면증은 가장 고통스러운 병이라고 한다.
잠보 잠보, 그대와 나, 장마통에 떠내려가지 않으며 안녕할 수 있길 바라. 단꿈을 꾸며 지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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